Y Combinator에서 배운 5가지 핵심

작성자 :

이동희 (CEO)

Jun 16, 2023

Y Combinator에서 배운 5가지 핵심
Y Combinator에서 배운 5가지 핵심

우리 싱클리 팀의 가장 큰 창업 동기는 미국 및 글로벌 시장을 대상으로 하는 B2B SaaS 회사를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미국 시장을 도전하는 입장에서 창업하는 순간부터 Y Combinator(YC)에 지원하는 것을 생각해 왔다. 미국이 가장 큰 B2B SaaS 시장이어서 관심을 가지는 것도 있지만, B2B SaaS 라는 카테고리가 탄생한 곳에서 임팩트를 내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 자체가 정말 힘들지만 동시에 굉장히 즐겁게 느껴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 팀은 Y Combinator Winter 23 배치에 선정되었고, 2023년 1월부터 4월까지 샌프란시스코의 한 에어비앤비에서 팀원들과 동고동락하면서 고객과 대화하고 제품을 개발하는 기간을 가졌다. 이 기간을 거치면서 현재는 실제로 미국 고객들이 사용하는 제품을 만들고 있다는 점이 창업자로서 큰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Day 1부터 미국에서 초기 제품개발을 하는 데 있어서, YC 경험이 매우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하고, 이 뜻깊은 과정을 통해 배운 핵심적인 5가지 내용을 공유하려고 한다.



Lesson 1: Hair on Fire Problem을 찾아라


1월에 본격적으로 YC 프로그램이 시작하기 전에 Idea discovery를 하기 위해 줌 콜로 미국에 있는 잠재고객들을 만났었다. 소개를 통해, 혹은 콜드메일을 통해 미국에 있는 잠재고객과 나름 열심히 discovery를 진행했고, 파악한 Pain들을 기반으로 초기적인 MVP를 만들고 YC에 참여하게 되었다. YC가 시작되면 “MVP를 사용할 고객을 바로 찾아야지!” 하는 기대감을 가지고서 말이다.


결론적으론 잘 안됐다.

YC에서 항상 강조하는 부분은 “Hair on Fire Problem을 찾아라”였다. Hair on Fire Problem은 머리에 불이 붙은 사람은 불을 끄기 위해서 벽돌도 산다는 만큼 급박한 문제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잠재고객이 바로 비용을 지불할 의사가 있는 문제를 의미한다. 처음에 말한 피상적인 문제를 깊게 파서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문제를 절대 발견할 수가 없다.


YC에서는 (최소한) 1월 한 달 동안은 문제정의에 시간을 쏟게 만들었다. 하루에 6 - 7개의 줌 미팅 혹은 대면 미팅을 하면서 한 달 반 동안 문제정의에 매달렸고, MVP는 2월 중순부터 시작할 수 있었다. 이번 YC 배치부터 다시 대면으로 진행되면서, YC 기간 동기 중 86%가 샌프란시스코에 베이스를 두었는데, 실제 미국에서 Hair on Fire Problem을 찾는데 있어서, 특히 국내 출신 Founder로서 현지에 기반을 두는 것이 얼마나 초기 스타트업의 문제정의와 고객 확보에 결정적인지 느낄 수 있었다.


우리가 초기에 유료 고객으로 확보하게 된 고객사는 아직 일반화 하긴 어렵지만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쳤다.

  • Step 1) Cold mail이나 Warm intro (YC 동기의 전직장 사람 소개) 등을 통해 소개받은 후 줌 미팅 진행

  • Step 2) 개발했던 MVP를 보여줌. 뭔가 그쪽의 관심 분야와 다르다는 걸 느낌. 얼마 지나고부터는 아예 MVP를 보여주지 않았음. (아래 Lesson 2와 연계)

  • Step 3) Workflow와 현재 pain을 자세히 듣기 위해, 대면 커피챗 혹은 Happy hour 요청

  • Step 4) 1시간 정도 진행 후, 돌아가서 다시 문제 정리하여 담당자에게 보낸 후, 해당 문제 중 어떤 것이 올해 가장 주요한 아젠다인지 확인. 같이 일하는 관련 팀과 추가 미팅을 통해 근원적 문제 정의.

  • Step 5) 1 - 4 Step을 여러 사람들과 반복. 공통적 문제 확인 후 MVP 진행 시작. MVP는 제품으로 개발하지 않고, Google Looker Studio 등으로 제작.



Lesson 2: 장담하는데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무도 너의 제품을 사지 않을 것이다. 문제를 해결하는 미션을 가진 “창업가 너 자신”을 셀링해라


YC 회사 중 Vendr라는 구매관리 SaaS 회사가 있는데, 2019년 여름 배치로 YC를 진행하고, 3년 만에 기업가치 기준 유니콘(1조 원 이상)에 도달한 굉장히 빠른 성장을 보인 회사였다. Vendr의 대표인 Ryan Neu의 세션이 가장 기억에 남는데, 초기 스타트업에 주는 조언의 핵심은 다음과 같다.


“Don’t sell product that’s 4 weeks old.
Sell ‘YOU’ whose life mission is to solve their problem.”

(“4주밖에 안 된 너의 제품을 팔지 말라. 그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미션인 “너 자신”을 셀링해라.”)


고객은 여러 가지 이유로 너희 제품을 안 사용할 거라고 한다. 바쁘다든지, 예산이 없다든지, 갑자기 개인적인 일이 발생했다든지 등.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개발한 지 4주밖에 안 되는 제품으로 고객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 말고, 너희 창업자들이 제품과 관계없이 달라붙어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데 노력하라는 것이다. 이 조언을 초기에 듣고, 처음에 개발한 MVP를 보여주던 방식에서 탈피하여, 미국 고객들과 인터뷰할 때 첫 미팅 때 애초에 제품을 보여주지 않고 문제를 듣고 해결책을 고민하는 것에 집중하였다. 그 후, 초기 솔루션을 Google Looker 등으로 만드는데 1주일을 넘기지 않고 최대한 우리 팀의 강점인 AI 응용 역량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여, 우리 팀이 얼마나 고객의 문제 자체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려고 하였다.



Lesson 3: 더 못하는 핑계를 찾지 마라


우리 팀 YC 담당 파트너 중 한 사람은 Dave Lieb라고 범프 (Bump)라는 아이폰끼리 부딪치기만 하면 사진과 연락처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앱을 개발했던 창업가이며, 구글에 매각하여 구글 포토를 만들었던 사람이었다. 매주 오피스 아워를 진행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조언(?)은 “창업자들은 항상 더 못한 핑계를 댄다”였다.


“나: 지난주 매일 100개 업체씩 콜드메일 보냈습니다.” (잘했다고 생각했음)

“Dave: 아 그래요? 많이 바빴나요? 왜 200개씩 못 했죠?”

“나: 그게 제품 논의도 내부적으로 하고 그러느라고요”

“Dave: 그럼 그거 끝나고 더 보내면 되지 않나요?”

“나: 네…그렇네요”


담당 파트너는 수많은 YC 업체를 봐왔고, 창업자들은 항상 “더 못한” 핑계를 댄다고 했다. 더 많은 고객과 만나지 못한 이유, 더 빨리 출시하지 못한 이유, 더 많은 딜을 마무리 짓지 못한 이유 등. 우리 창업자들은 그러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Lesson 4: YC 졸업 후에도 Pace를 잃지 마라


또 다른 YC Alumni인 HR SaaS 업체 Rippling의 CEO Parker Conrad는 YC 이후 성공하는 회사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그것은 YC 때 극단적으로 높았던 팀의 업무 생산성을 계속 유지했다는 점이었다. 보통 YC 4개월 동안은 굉장히 타이트하게 돌아가기 때문에, 극단적 생산성이 발휘되는데, 다수의 회사가 YC 졸업 후 페이스를 잃고 슬럼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한번 극단으로 올라간 생산성이 낮아지면, 다시 모멘텀을 찾는 데 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성공하는 스타트업은 극단의 생산성을 얼마나 창업자, 그리고 팀 전체가 유지할 수 있는지에 달려있다고 하였다.


YC에서 극단적인 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업무의 극단적인 우선순위화를 항상 강조한다.

  • 2주마다 목표설정을 하게 하고 (YC Playbook은 다른 정성적인 목표들보다 ARR 목표를 강하게 추천한다), 6 - 8팀 정도로 이루어진 Session에서 YC 파트너와 함께 목표 달성 여부를 체크한다.

  • ‘Lesson 3’ 에서 언급한, 더 빠르게 성장하지 못한 이유를 극단적으로 투명하게 공유하게 하여 왜 더 할 수 없었는지, 예를 들어 10명의 고객에게 데모를 보여줬으면 왜 50명에게 보여줄 수는 없었는지를 얘기한다.

  • 50명의 고객에게 데모를 할 수 없었던 가장 큰 Blocker 1-2개만 우선순위로 정의해서, 이를 어떻게 없앨 수 있는지 방법을 논의한다.

이를 다른 6-8개 팀과 YC 파트너가 같이 공유받고 고민해주다 보니, 우선순위 설정과 Best practice 공유가 매우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었고, YC도 이러한 관점에서 항상 비슷한 Stage의 Founder community에서의 정보 공유와 상호 목표리뷰 하는 점을 강조한다.



Lesson 5: 스타트업은 이유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현금이 고갈되면 죽는다.


YC기간 동안 가장 많은 신경을 써야 했던 순간은 3월에 터진 실리콘밸리뱅크 (SVB) 사태였다. 3월 9일 목요일 점심 즈음에 우리 투자금이 예치되어 있던 SVB가 뭔가 수상하다는 점을 YC 동기들과 Community 등에서 듣고 서둘러 다른 은행에 신규 계좌 개설신청을 하고 대기 중에 있었는데, 3월 10일 금요일 서부 시간 오전 6시, 동부 시간 장이 열리는 9시에 뉴욕에 있는 창업가 지인에게서 빨리 뉴스 확인해 보라는 전화에 잠이 깼다.


확인해 보니 SVB가 이틀 만에 파산해 버렸다.

급한 대로 거래하고 있던 로펌에라도 임시 예치를 하기 위해 방법을 알아보았지만, 이미 파산신청이 난 후였기 때문에 오후 내내 기다려도 계좌동결은 풀리지 않았다. 우선 투자자들에게 소식을 빨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투자자 업데이트 메일을 바로 작성하였다. 그리고 그 주 토요일, 일요일은 살면서 느낀 가장 긴 48시간이었다.


YC에서 창업자 Retreat 때부터 강조한 부분은 스타트업이 망하는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하다는 것이다. 공동창업자끼리 초반에 갈라서거나, 현금이 고갈돼서이다. 현금이 고갈되는 이유는 정말 다양하기 때문에, 창업자로서 가장 우선순위화 해야 할 점은 현금흐름 관리라는 것이다. 원론적인 얘기라 이해하고 넘겼던 것이, 이렇게 예외적인 경우로 다가올지는 예상하지 못했고, 여러 언론과 트위터에서도 “미국 테크 역사상 가장 어려웠던 48시간” 이라고 할 정도로 굉장히 급박하게 돌아갔었다.

다행히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 (FDIC)에서 예금자들은 예금액 전부를 보장받는다고 일요일 저녁에 발표한 덕분에 위기는 넘어갔지만, YC에서 강조한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인 “현금흐름 관리”의 중요성을 극단적 케이스로 경험할 수 있었다.



위의 Lesson들은 기본적으로 YC의 모토인 “Make Something People Want”와 모두 연계되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창업자가 이런저런 핑계 대지 말고 더 못한 이유에 대해 항상 반성하며, 보수적으로 현금흐름을 관리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YC 회사들의 경영 방식을 자세히 들어보면 위와 같은 공통점들을 보이고 있는 점이 굉장히 신기하며, YC가 창업한 이래 얼마나 동일한 원칙을 지속적으로 강조해 왔는지 배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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